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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타/금연일지

[흡연 달인의 금연 일지] 02. 한달간 금단 증상 과정

by 고민부자 2020. 10. 5.

01. 1년의 10%를 담배 없이 지냈다.

어느덧 담배를 끊은 지 36일이 되었다. 지금도 간간히 생각날 때가 있지만 상쾌한 아침과 늘어난 폐활량, 담배 쩐내가 베이지 않은 옷을 보면 담배를 피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.

담배 냄새를 맡고 인상을 찌푸리는 내 자신이 참 기특하다!


02. 내려놓고, 또 내려놓고, 금연은 이별과 같다


01. 시작 ~ 1주일 : 화도 나고 우울하기도 하고, 네가 보고 싶어 미치겠어

가장 참기 어렵고 온갖 금단 증상이 다 튀어나오는 시기이다. 보통 3일 차가 가장 힘들다고 하지만 필자의 경우 4일차까지 극도로 불안한 증세를 보였다.

이 기간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담배로 해소해온 감정들이 극도로 크게 느껴지는 시기라고 할 수 있겠다. 나 같은 경우 우울하거나 화가 많이 날 때 담배를 피우며 감정을 가라앉히곤 했다. 하지만 담배를 피지 못하니 우울, 분노의 감정이 재워지지 않았고 감정 파도타기를 심하게 앓았다.

이 당시 여자 친구와 다툼으로 인해 감정 컨트롤이 더더욱 힘들었다.

제일 짜증났던 건 다름 아닌 잠 폭풍. 코드를 열심히 치다가도 시도 때도 없이 졸음이 밀려와 정말 힘들었다.(이때 가장 종은 해결책은 그냥 자는 것이다. 필자의 경우 팀장님에게 사정을 구하고 앗싸리 20분간 잠을 자고 추가 근무를 했다.)

그 외에도 새벽 5시 기상 등 자잘한 금단 증상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같은 감정이 나올 때마다 운동을 빡시게 하며 버텼다. 특히 이 기간 동안 지난 글에 적었던 금연 의지가 큰 도움이 되었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링크를 통해 살펴보길 권장한다.


02 1주 ~ 3주 :먹다 보면 네가 생각나지 않아

식욕 폭발, 유분 폭발, 지갑 폭발. 이 3가지 폭발이 일어나는 기간이었다. 특히 담배를 피지 않으니 다른 걸로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는 일종의 보상 심리가 강하게 작용했고 나 자신에게 블랙 카드가 있는 마냥 마음껏 음식과 옷에 돈을 쓰기 시작했다.

여기에 더해 내 안의 유분이 폭발했다. 담배로 인해 억제된 내 유분기가 터져 나오며 여드름이 많이 생겼다. 현재는 피부가 많이 가라앉았지만 이 기간 동안

피부가 재생을 하며 순간적으로 피부가 안좋아지는 건 막을 수 없는 듯하다.


03 3주 ~ 현재 : 가끔 네가 생각나..

현재까지 담배 생각은 어지간해선 나지 않고 보상 심리도 강하게 발현되지 않고 있다.(어쩌면 이번 달 카드비를 보고 현실 감각을 되찾은 걸지도 모른다.) 가끔 극도로 부정적인 감정(분노, 우울 등)이 생기면 담배가 생각나기는 한다. 물론 5초 이내에 정신을 차릴 수 있을 정도(흡연 욕구를 다스릴 수 있는 걸 의미)이다.

현재 내게 담배는 마치 건축학개론의 수지같다.

다만 마치 지나간 첫사랑 마냥 담배에 대한 추억이 간간히 떠오르곤 한다. 내가 담배를 피며 행복하던 때가 생각나는데, 운동하고 샤워를 마친 뒤 피는 담배와 모닝 똥을 싸며 피던 담배(이건 흡연자들만 알 듯..)가 미화가 가장 많이 된 듯하다.


03. 시작이 반, 남은 반은 앞으로 평생

지난 한달간 변화를 적어 보며 금연이란 참 어렵다는 걸 새삼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. 특히 첫 1주일은 정말이지..지옥이 있다면 이 곳이 아닐까 할 정도였다. 마치 첫 이별의 아픔의 한 10배 정도? 그 정도로 굉장히 내겐 힘들었다.

금연은 시작이 반인데 남은 반은 평생 채워야 하는 듯하다. 무척 힘들고 험난하겠지만 지켜보려고 한다.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굳건히 금연 의지를 활활 태우길 기대해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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